멍백수 생활기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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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원주 치악산 비로봉, 치악산 등산코스

멍백수 2023. 1. 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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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멍백수입니다.

 치악산은 제 고향 원주에 있는 산입니다. 어려서부터 멀리서 봐왔고, 익숙한 이름입니다. 이번에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에 다녀온 이야기를 포스팅하겠습니다.


비로봉 등산코스

 치악산은 해발고도 1,288m로 생각보다 높은 산입니다. 큰 고민 없이 산행을 시작했으나.. 눈도 많이 쌓여있고 힘들어서 중간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ㅠ.

 지난번에는 황골에서 입석대까지 치악산의 일부만 올라봤다면 이번에는 그 정상인 비로봉까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이날의 등산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치악산 구룡사 등산코스
 
- 신흥주차장
 - 구룡사
 - 세렴안전센터
 - 일등바위
 - 비로봉

 

구룡사 주차와 등산 시작

 구룡사 인근에 신흥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아침 8시에 방문하여 주차했는데, 평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고 주차비도 없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 들어가면 매표소가 보입니다. 여기서 3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산할 수 있습니다.

구룡사 입장료

 

 입장료를 지불하고 10분 정도 더 걷다 보면 구룡사가 보입니다. 구룡사로 들어가지 않고 주차장과 사천왕문을 지나 조그마한 흔들 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등산 시작을 알리는 다리인 것 같았습니다. 다리가 생각보다 잘 흔들려서 놀랐습니다.

구룡사와 흔들다리

 

 다리를 건너 10분 정도 걸어가면 잘 조성된 생태공원과 화장실이 나옵니다. 여기가 마지막 화장실이라고 하니 볼일을 보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아래에 사진처럼 공원과 등산로가 길이 모두 눈으로 덮여있어 하얗게 되었습니다.

눈덮힌 치악산 등산로

 

 생태공원을 지나 세렴폭포를 향해 가는 길은 매우 편안한 길입니다. 나무, 계곡물, 눈과 얼음이 가득하고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없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저를 맞아주는 눈사람을 지나쳐 세렴폭포 인근에 세렴안전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세렴폭포로 가는 쪽으로는 등산객이 가지 못하게 해서 폭포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등산객을 맞아주는 눈사람과 세렴폭포 쉼터

 

사다리병창길

 아래는 세렴안전센터에 있던 치악산 탐방로 안내도입니다. 세렴안전센터를 기준으로 두 가지 등산로가 있습니다. 저는 둘 중에서 사다리병창 코스를 따라 등산하였습니다.

치악산 탐방로 안내

 

 사다리병창 코스는 시작부터 계단의 연속이었습니다. 계단을 지나면 눈 덮인 등산로와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겨울에 아이젠 없이는 정말 위험한 등산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그 아이젠 없이 치악산에 도전한 바보 같은 친구입니다.. 올라가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나 내려가는 길이 너무 위험했습니다ㅠㅠ

사다리병창길 초입

 

 뒤도 돌아보지 않으면서 느릿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쉬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어느 정도 올랐을까, 저를 감싸던 나무와 바위들이 조금씩 보이지 않기 시작하면서 탁 트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 왔다.. 정상이다.."라고 생각했지만 해발고도 1킬로미터에 달하는 치악산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제가 쉬었던 곳은 일등바위 전망대였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뒤를 돌아보고는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산들은 더 이상 하늘을 가리고 있지 않았고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부터는 정상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치악산에서 바라본 절경

 

비로봉 도착

 일등바위는 사다리병창길의 절반 부근인 것 같습니다. 다시 위를 바라보며 한 호흡에 한 걸음씩 계속해서 나아갔습니다. 올라가면서 점점 공기가 차가워지고 맑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것을 느낀 지 얼마 가지 않아 정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비로봉 0.3km"라는 이정표를 보고서는 더 페이스를 늦췄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에 신나서 힘을 다 써버릴까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계단 끝에 도달했을 때에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모두 성취감과 경이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비로봉에서 바라본 원주 시내

 

 "첩첩산중"이라는 표현이 무엇을 보고 말한 것인지, 우리 선조들의 동양화에 그려진 산들의 모습은 왜 그러한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로봉에서 바라본 산들

 

 제가 도착함과 동시에 다른 등산색 분들도 비로봉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정상에서의 행복함과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특히 혼자 온 저를 기특하게 보시고 걱정해 주시던 아주머니, 그리고 컵라면 줄 테니 먹고 가라고 호방하게 말씀해 주신 아저씨 두 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비로봉 석탑과 인증샷

 

하산과 후기

 비로봉을 충분히 즐기고 나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젠이 없어서 몇 차례 미끄러지고 넘어져서 위험할 뻔한 상황이 여럿 있었습니다. 다음부터 반드시 아이젠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하며 엉금엉금 하산했습니다. 기어가기도 하고 난간을 잡고 뒤로 걸어가기도 하다 보니 어느덧 세렴안전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는 황장목 숲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황장목 숲길

 정상에 올라가는 것보다 하산하고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할 때 교수님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끝에 다 와서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정말 힘들고 앉아서 쉬고 싶었지만 주차장까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왕복 5시간이 소요되었던 등산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치악산 사다리병창길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등산로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힘든 만큼 성취감을 더 컸고, 등산하며 느꼈던 고요함과 시원함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등상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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